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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남들이 보고 싶어하는 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대학생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심지어 나는 아직도 엑셀을 맘대로 하지 못하잖아? 생각만큼 능력치가 발전하지 않고 그대로인 것 같아 스트레스를 받는다. 평생 콤플렉스가 따를 수밖에 없는 직업을 아주 오래 전부터 선택해놓고 이제와서 스트레스를 토로하고 있는 게 웃기긴 하다. 하지만 생각없이 들뜬 마음에 살던 얼마간이 지나고 다시 스트레스의 계절이 돌아왔다는 것은 이제는 드디어 본 궤도에 안착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 맘 한쪽에선 (변태같게도..) 다행스런 느낌이 피어오르기도 한다. 


기초, 바탕, 본령, 초식 따위를 들먹이고 언급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어떤 콘텐츠를 내놓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일의 시작이 될 수밖에 없다는 걸 지금 있는 부서에 오고나서 더 뚜렷이 느끼고 있다. 콘텐츠의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고 그건 곧 똑바로 된 야마를 뽑을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취재원한테 야로로 듣는 미세한 '단독'거리로 이 야마를 채우진 못한다. 애초에 뭐가 더 중요한지를 알아야 얘기가 된다. 그리고 그 학습의 저변엔 어떤 것을 더 '가치있다' 여기는지에 대한 철학이 깔려있다. 이를테면 회의도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이게 문제라고 본다. 그렇네, 그게 문제인 것 같네. 찰나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공유된 배경지식이 팀 안에 있다. 동의받지 못하면 동의하도록 설득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 모든 작업은 다상량에서 시작돼야 한다. 인풋을 늘리는 것이 나의 과제다. 사람들 만나서 술만 마셔선 영 곤란하다. 


연인에게선 기대할 수 있는 합당한 수준의 관심과 애정을 받고 있다. 깜짝 놀랄만한 감동을 안겨줄 만큼 순발력 있진 않지만 연륜과 특유의 무던한 성격이 조각해왔을 종류의 묵직함으로 어깨를 내어주고 있다.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는 상대방의 표현의 한계가 애정의 한계라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서 크게 벗어난 것 같진 않지만, 이따금씩 조심스레 자기 마음을 표시하는 모습에 자기 감정에 책임지는 사람이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사랑 표현이 깃털처럼 가벼워진 시대니, 묵직한 고백이야말로 KO펀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연애를 하지 않는 시기에도 사랑은 성숙해지더라. 사람들을 만나는 모든 시간들이 사랑을 배우는 기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지나면 '나의 태도'는 어떤 방식으로든 영글기 마련이다. 어떤 식으로 조각된 태도로 그 누군가를 대하느냐는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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