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썸네일형 리스트형 고양이가 나를 보며 울길래 고양이가 운다. 많아봤자 하루에 함께 보내는 시간은 10시간 남짓. 눈 감을 때까지 머리맡을 지켜주다, 눈 뜨면 발치에 있다. 샤워 후 머리를 털고 노트북을 열면 책상 언저리에서 운다. 그 눈동자를 독해하는 건 쉽지 않다. 고양이는 늘 필요할 때만 울기 때문이다. 나를 호출하는 이유를 알려면 그 눈동자를 한참 들여다봐야 한다. 가끔은 키보드 위에 앉아버린다. 보란듯이 책상 위에 있는 물건을 쳐서 떨어뜨려버린다. 비싼 향수를 여러 병 깼다. 나는 어떤 향수병이 튼튼한지 이제 안다. 하찮은 인간들이 고양이의 자그마한 우주에 늘 똑같지 않은 유일한 풍경이란 건 참 어이가 없는 일이다. 그런데 대부분 인간들은 너무 하찮은 존재라 그걸 잘 잊어버린다. 늦은 새벽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들어온 집사를 보는 한심한 표..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