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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병신'이라는 에티카 일베의 사상-새로운 젊은 우파의 탄생(대한민국을 생각한다 13)저자박가분 지음출판사오월의봄. | 2013-10-30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김치녀’ ‘홍어’ ‘보슬아치’ ‘좌빨좀비’ ‘노알라’ ‘민주화... 일베의 무수한 게시글을 관통하는 강령은 이것이다. "우스운 인간은 우스운 인간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 속되게 이르면 "너와 나는 모두 병신이다."는 구호다. 자학과 모멸을 바탕으로 한 '병신의 연대'는 생각보다 끈끈하다. 그들 사이엔 내규가 있다. 존댓말을 사용하는 유저들을 '씹선비'라 비판하고 여성임을 인증하는 유저들을 강퇴하며 "물 흐리지 말라"고 한다. 조금이라도 조롱, 비하, 멸시로 얽혀있는 그들의 유대를 저해하려는 세력은 가차없이 배척당한다. 일베충은 이미 한국 사회의 부정적 낙인으로 보편.. 더보기
누르고 또 눌러도 소년이 온다저자한강 지음출판사창비 | 2014-05-19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 섬세한 감수성과 치밀한 문장으로 인... 성실하게 꼭꼭 눌러 쓴 책은 그냥 읽을 수가 없다. 특히 가슴 아픈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글은 더 그렇다. 몇 번을 덮었다 펼쳤다 반복했다. 숨이 막혀 한번에 끝까지 읽지 못하는 문장들이 많았다. 먹고 사는 것 말고 우리를 살아있게 만들었던 것들에 대해 한강은 신형철 평론가 말마따나 너무나 "정확한" 언어들로 증언하고 있다. 분노, 혹은 어떤 종결이나 청산도 아니다. 끝내 잊혀지지 않을 '부재의 기억'을 다만 고백한다. 체험하지 못한 기억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웠다. 활자 하나하나가 아프게 다가오는 이 증언들은 우리가 한때 '양심'과 '신념'만으로도 살 수 있.. 더보기
폐위된 기억 카스테라저자박민규 지음출판사문학동네 | 2012-03-20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무규칙 이종 예술가’ 박민규 첫 소설집 『카스테라』 2003년... * 소설집 『카스테라』 중 단편 「갑을고시원체류기」에 대한 서평 ‘3.3’. 어느 일간지 입사 시험의 키워드였다. 시험은 키워드를 본 수험자들이 저마다 자유롭게 취재 후 기사를 쓰는 방식이었다. 생뚱맞게 느껴질 수 있는 숫자였지만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언론사 입사 준비생들에게는 꽤 명료한 지칭이었다. 평균 3.3 평방미터의 공간. 고시원이다. 고시원에 고시생만 살지 않게 된 건 이미 오래된 일이다. 여기저기 비정규직을 떠돌며 생계를 이어가는 이들이 고시촌에 기거한다. 아니, 사실 기거라고 표현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고시원은 시급 노동을 끝내고 날마다 일.. 더보기
어떤 스타일 지구 영웅전설저자박민규 지음출판사문학동네 | 2003-06-20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제8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지진아 초등학생인 ‘나’는 어... 박민규 소설은 인기가 많다. 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며 부끄러운 듯이 말하는 친구들도 가장 재미있게 읽은 한국 소설로 박민규를 제법 꼽는다. 노란색 표지의 『카스테라』는 곳곳에서 눈에 띈다. 작은 시립 도서관, 구립 도서관, 초등학교 도서관과 심지어 동네 의원에서도 박민규 소설을 늘 발견했다. 소설이 한 권이라도 있을 자리엔 어김없이 박민규의 소설이 있었다. 가끔 궁금했다. 박민규 소설은 어쩌다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힙’한 소설이 되었을까. 『지구영웅전설』은 지구영웅전설기다. 문체는 경쾌하고 형식은 전복적이다. 유쾌한 입심을 펼치는 작가의 외양 역시 예사.. 더보기
김영하를 만나고싶다 김영하 보물선 - 제4회 황순원 문학상 2004저자김영하 외 지음출판사중앙M&B | 2004-10-13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치밀한 구성과 힘찬 어조, <보물선>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인 영예... 나는 작가들의 사생활에 관심이 많다. 김영하는 일전의 한 인터뷰에서 “어떤 사람을 작가로 이끄는 100%의 동기는 책이다”라고 말했다. “삶이 묻어난, 진실한 글이야말로 좋은 글이다”라고도 했다. 그러니까 김영하의 말대로라면 좋은 글을 쓰는 이들에게 글은 곧 삶이다. 그들로부터 ‘쓰기의 유혹’을 받는 이들은 그들의 글, 곧 그들의 삶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기울어지기 마련이다. 좋은 글을 쓰는 이들이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장소에서 어떤 모양새로 생각을 하고 글을 쓰는지는 중요한 정보다. 운 좋게 작가들을 인터뷰할 기회.. 더보기
틈 속의 이야기 아랑은 왜 저자 김영하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0-02-1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참, 네 이야기를 쓰고 있어.” “저는 다 잊었어요. 그러니까... 아랑은 나비가 되었다고 한다, 로 시작하는 문장을 결정하기까지 소설가가 얼마나 많은 문장들을 쓰고 지웠는지 가늠할 수는 없다. 김영하는 “글의 서두는 때로 모든 것일 수 있다”고 했다. 가장 ‘밤’에 어울리는 소설가라 생각했다. 어둡고 음습한 소설, 그러나 섹시한 글을 쓴다고 생각했다. 이전에도 그의 책들은 첫 장을 펼치곤 이야기에 휘몰아들어 끝내 마지막까지 읽어야 했다. 그는 섹시한 글을 쓰기 위해 이야기의 호흡을 치밀하게 설계한다. 이 호흡을 따라 결국 “모든 것”으로 회귀하는 서두를 다시 펼쳤을 때, 이야기의 원주를 확인하는 기쁨은 크다.. 더보기
색채 없는 열풍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저자무라카미 하루키 지음출판사민음사 | 2013-07-01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돌아가야 할 곳에 돌아가기 위해, 되찾아야 할 것을 찾아내기 위... 빌려읽다. 왠지 사고 싶지 않았고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산뜻한 봄비 느낌의 책. 으레 등장할 것 같은 하루키식의 양념들이 역시나 종합적으로 구성된 하루키 개론서.다만 색채가 없다는 주인공의 특성탓인지 쓰쿠루는 하루키 소설 등장인물 치고는 덜 화려하게 표현됐다. 방대한 하루키식 키치가 약해 보는 재미는 좀 덜했다. 읽다보니 쓰쿠루는 그럭저럭 내 스타일이었다. 색채가 없어도 매력적이다. 통렬한 실패의 시간을 딛고 적당히 자기를 비관할 줄 알면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 그래도 사랑하는 여자가 36세나 되어야 생.. 더보기
한 줌의 사랑 위대한 개츠비저자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출판사문학동네 | 2009-12-15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20세기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가장 탁월한 미국 소설소설가 김영... 가족 중에서 사랑 때문에 죽은 이는 아무도 없다.한때 일어난 일은 그저 그뿐, 신화로 남겨질 만한 건 아무것도 없다.로미오는 결핵으로 사망했고, 줄리엣은 디프테리아로 세상을 떠났다.어떤 사람들은 늙어빠진 노년이 될 때까지 오래오래 살아남았다.눈물로 얼룩진 편지에 답장이 없다는 이유로이승을 등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마지막에는 코에 안경을 걸치고, 장미 꽃다발을 든평범한 이웃 남자가 등장하기 마련이다.정부의 남편이 갑자기 돌아와고풍스러운 옷장 안에서 질식해 죽는 일도 없다!구두끈과 만틸라, 스커트의 주름 장식이사진에 나오는 데 방해가 되는 일.. 더보기
사랑에 관한 좌우파이즘 소립자(페이퍼북)저자미셸 우엘벡 지음출판사열린책들 | 2006-02-25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현대 프랑스 문단에서 주목받는 작가 중 한 사람인 미셸 우엘벡이... 읽은 지 한참 지난, 게다가 이야기할 거리가 넘쳐나는 책에 대해 리뷰를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언젠가는 다시 읽어볼테지. 그래도 생각이 날 때 써두는 것이 좋다. '이건 써두어야 해'라고 생각하고서 쓰지 않은 것들은 죄다 휘발돼버리는 일을 종종 경험했다. 다소 희미해지긴 했지만 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직후의 충격은 아직도 남아있다. 적지 않은 분량의 소설을 압축적인 호흡과 철저한 고증으로 이어가는 우엘벡의 문체는 이 소설에 담은 작가의 '정신'이라는 것이 얼마나 단단하게 그의 세계에 뿌리내리고 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좌우간 그 정신이라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