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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진진한 생의 의지

4호선 두 번, 파란 버스 두 번을 탔다. 아침의 한강, 저녁의 한강을 봤다. 그래비티를 봤다. 

이정도면 훌륭한 시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오랜만에 걸작을 봐서 좋았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 동시대에 살아서 기쁘다. 진진한 생의지의 체험을 주는 영화일 뿐더러 일종의 영적 영감을 주는 영화라고도 생각한다. <멜랑꼴리아>나 <라이프 오브 파이>가 주는 압도감과는 결이 다른 경이가 있다. 영화라는 장르가 이른 기술적 진보의 최절정점을 대표하는 영화로도 손색이 없다. <설국열차>보다 더 회자돼야 할 영화다. 쓰고 싶게 만드는 영화. 써야 하는 영화. 이 영화를 보며 전율을 느꼈을 많은 평론가들의 표정을 떠올렸다. 롱테이크는, 재차,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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