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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동에서 병원에서의 생활이 길게 지속되고 있다. 간병인 노릇을 한 것도 오늘로 5일차다. 이곳은 아침 6시가 되면 금세 부산해지고만다. 아픔을 참아내는 사람들의 침묵 때문에 공기는 더 무겁다. 한 발자국 너머에 바로 세상이 널려있는데 이상하게 여기만 고립돼있다. 꼬깃한 신문들이 오히려 더 비현실적이다. 어른들은 늙었다. 슬픈 일이다. 어느덧 내가 집안을 대표해야 하는 위치에 서게 됐다. 목에 복숭아씨가 걸린 느낌이 들었다. 오후에는 엄마가 와서, 지하에서 맛있는 밥을 먹었다. 그리고 권태에 대해 길게 얘기했다. 늦은 밤 엄마를 버스에 태워보내고 종종종 다시 육교를 건너 병원으로 돌아오는데, 뭉클한 게 올라왔다. 내일은 해야할 일이 많다. 더보기
기레기 노이로제 어쩌다 혼자 간병인 노릇을 하고 있다. 병원 간이침대에서 자는 것도 처음이다. 병실이 쾌적하고 좋은 편이라 생각보다 많이 불편하지는 않지만 밤에 푹 잠들기는 고역이다. 하긴 원래 밤에 잠을 잘 잔 적이 까마득하다. 내가 있는 5인실의 풍경이 이채롭다. 이 병원 교수이자 이사 출신이라는 할아버지의 부인이 함께 입원을 하고 있는데 나이 지긋한 이분이 어디가 아프다고 앓으실 때마다 각 병동에서 의사들이 재빨리 소집된다.젊은 의사건 나이 많은 의사건 하루에도 몇명씩 새로운 사람이 왔다갔다한다. 창가쪽 할머니는 이 방 사람들한테 "빽 최고인 분"으로 통한다. 교수님이셨던 할아버지는 매일 병원을 방문해 정신도 온전찮은 아내를 돌보시는데 짬이 날때마다 신문 칼럼면을 반에반절씩 접어 연필로 줄을 그으면서 읽는다. 바로.. 더보기
정장을 입은 느낌 K 선생님의 진단이 적확하다. 나의 글부터, 전반적인 나의 애티튜드 일반이 보완해야 할 점이다. "정장을 입은 느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더보기
[허핑턴]20140521 한신대 김종엽 교수 기고 *훌륭한 칼럼이다. 수긍되는 논리다. *우리 사회의 평범한 악이 어떻게 생성되는지 그 초기단계를 분석한 글이다. *대안부가 아쉽다. 고민해보자. 세월호가 드러낸 배반의 연쇄 http://www.huffingtonpost.kr/jongyup-kim/ 세월호 사건은 많은 동영상 자료를 남겼는데, 그것이 우리들의 마음을 찌른다. 침몰하는 배 속에서 어린 학생들이 찍은 동영상이 특히 그렇다. 끝까지 보기에 너무 힘겹다. 이렇게 보기 괴로운 것 중에는 배를 버리고 먼저 탈출하는 선장과 선원의 모습도 있다. 그 장면을 거듭해서 내보낸 공중파 방송의 속내를 짐작하긴 어렵지 않다. 하지만 방송사의 의도와 무관하게 이 장면은 트라우마적이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그런 말이 마음 속에서 치민다. 이 말은 분노의 .. 더보기
과제를 하다가 김영하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읽은 단편들과 장편들을 모으고 적합한 접점을 찾아본다. '작가론'을 쓸 때 작품 안에서만 단서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작가와 나의 만남이 작품만이 아닌 다른 방식이 많을 경우 더욱 그렇다. 팟캐스트를 진행했다면 팟캐스트를 진행했던 그 목소리대로 작품이 읽히기 마련이다. 행간에 스민 프로이트적 분석을 내놓기 마련이다. 일전의 인터뷰 기사들을 참조하게 되기 마련이다. '작품성'이란 것처럼 허구적인 것도 없다. 김영하에 대해 검색을 하다가 이른바 최고은 논쟁이란 기사 꾸러미를 발견했다. 남은 김치와 쌀이 있으면 더 부탁한다는 쪽지를 남겨두고 발견돼 사회적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그녀가 김영하의 한예종 제자였다. 문학평론가 조영일과의 논쟁이었다. 애초에 최고은 작가를 두고 .. 더보기
무지개 너머 처연함 겨울에 갔던 을씨년스러웠던 조계사와 너무 다른 풍경. 극락왕생을 바라는 처연한 등들이 너무 많이 달려있었다. 더보기
읽고 싶은 책 시도때도 없는 책부림 난동. 읽고 싶은 테마는 자꾸 떠오른다. 체할 것 같다. 5월 광주를 다시 읽다 현대 비평의 조각들 일베를 이해하기 위하여 사회심리학 특선 한국 자유주의 연구 다시, 자본주의 연구 한국경제의 핵심 더보기
[동아]20140509 강원택 객원논설위원 요약: 국가의 무능과 관료제/강원택 관료제가 효율적이라는 그간 한국사회의 믿음은 박정희 시대 급속한 경제성장에 관료집단이 기여한 바가 크다는 점에서 근거가 있다. 그러나 오늘날 거대한 이익집단으로 변모한 관료제는 더이상 이 효율성의 신화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관료 조직이 효율적이려면 정치의 리더십과 통제가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권의 끝을 없었던 박정희 시대와 달리 현재 5년 단임제인 한국에서 관료들은 정권의 이해관계와 배치될 때마다 레임덕을 기다려 살아남았다. 관료제에 대한 효과적인 정치적 통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그간 간과돼 왔던 관료의 정치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 개인이 공직 사회의 개혁을 이끌고자 시도하는 것은 결국 관료에게 관료개혁을 맡기는 일이 될 여지가 크다. 전문 관료들을 통.. 더보기
네 가지 길 늦봄 여름 초엽의 칼라바 더보기